내게 오신 주님.....
어떤 유명한 조각가가 최고의 예수상을 조각하려는 야망을 불태웠습니다. 그는 바닷가 작업실에서 찰흙으로 승리감에 찬 당당한 상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머리를 뒤로 젗히고, 장엄한 몸짓으로 양팔을 위로 올리고 있는 포즈였습니다. 이것은 조각가가 생각하는 강인하고 군림하는 예수님의 모습이었습니다.
“최고의 걸작이 될 거야.”
찰흙 모델이 완성된 날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렸습니다.
하지만 그 밤에 짙은 안개가 내렸고, 습한 바다 공기가 열린 작업실의 창 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습기가 찰흙 모델의 형태를 변하게 했습니다 아침에 작업실에 돌아온 조각가는 찰흙 모델의 변한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물방울이 찰흙상의 얼굴에 흘러내려 마치 피를 흘리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엄격한 표정은 연민에 가득찬 표정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그리고 팔은 아래로 내려져 누군가를 품고 있는 듯한 자세였습니다. 한마디로 상처받은 예수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조각가는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된다는데 화가 났습니다.
그런데 그때 조각가는 망가진 예수상에서 더 진실한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모습이 된 조각상 바닥에 이런 글을 새겼습니다.
“내게 오시다.....”
저는 이런 예수님 때문에 오늘의 제가 있음을 고백합니다. 저의 옛 모습은 이 조각가가 먼저 의도했던 바로 그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학문을 하고, 그것을 통해서 무언가 제 이름 석자를 이 세상에 분명히 각인시키려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또 한동안 그리 될 듯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제게 짙은 안개와 습한 공기가 찰흙과 같은 저를 변하게 했습니다. 저의 야심은 변했고, 그것이 제게 상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거기서 오늘의 저를 있게 만드신 주님을 다시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제 안의 야심을 내려놓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제가 목사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 가까운 주변의 사람들은 제게 말합니다. 주님의 위대한 종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이지요. 하지만, 이제는 제게 오신 주님을 알기에 늘 그분들의 마음에는 감사를 드리면서도, 꼭 이렇게 덧붙이곤 합니다.
“저를 위하여 위대한 종이 되기보단 진실한 종이 되도록 기도해 주세요......”
부활의 주님은 우리를 새롭게 찾아오시는 주님입니다. 여러분에게도 새로이 찾아오시는 주님을 만나는 은총이 가득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