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샤 마이스키의 연주 의상
전 소련 출신의 유대인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는 연주 뿐만이 아니라 연주 의상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보통은 헐렁한 셔츠에 곡이 바뀔 때마다 셔츠를 갈아입고 나와서 연주하곤 합니다.
그런데 한 번은 그런 셔츠에 바지는 쫄티를 입고 나와서 연주한 적이 있습니다. 마치 락 뮤지션 같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마이스키는, 자신은 락을 알지도 못하고 현대음악을 좋아하지도 않지만, 연주 때마다 가장 연주에 편한 의상을 찾고 있고, 또 자신이 그렇게 편하게 입음으로 많은 청중들이 클래식을 더 편하고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고 합니다.
오늘날 클래식 연주가들이 자유로운 복장을 찾는 것은 일반적인 흐름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냥 시대의 흐름을 따르는 것이 아닌 나름대로의 내적인 가치 체계가 있어서 나오는 대가의 기품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마이스키의 명연주로는 바하의 무반주첼로곡 6곡 전곡을 들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고전음악의 대표적인 곡이고 또 그의 나이 현재 58세이지만, 연주에 가장 편한 복장을 찾는 전문가적인 자유로움, 그리고 클래식 음악이 더 편히 보급되기를 원하는 청중에 대한 열정, 이 두 가지를 함께 갖춘 마이스키에게는 참으로 배울 것이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의 삶에는, 우리의 신앙에는 이 열정과 자유로움이 얼마나 함유되어 있을까요?
신앙의 이름으로 자유 대신 억압과 피동성이 채워지는 현실을 주변에서 보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삶의 매너리즘으로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열정이 식어버리고 있음도, 아니 이미 식어버려 있음도 매한가지로 발견하기가 쉬운 것 같습니다.
나이들어 지긋해도 더 자유로와지고, 더 순수한 열정은 가득 채워지는 삶을 향하여 점점 더 지평이 열려가는 길을 걸을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자신도 전 소련 당국 하에서 노동수용소에 갇혀 오랫동안 중노동의 시간을 보내고, 미국으로 이민 신청할 때는 전 소련에서 14년간 음악교육에 들어간 국비상환을 요구받아 사실상 소련을 탈출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을 때 당시 미국의 한 후원자로부터 후원받은 은혜를 잊지 않고, 장한나의 초기 스승으로서 후원자까지 되어준 마이스키의 순수한 열정과 자유로움을 우리 공동체에 속한 지체들이 모두 함께 누릴 수 있는 행복이 가득 채워지길 바랍니다.